메콩강 수위 1.8m 급감... 동남아 6500만 명 '물 위기' 직면
중국 상류 댐 운영과 기후변화 복합작용... 어업·농업·운송 '삼중고'
동남아시아의 젖줄로 불리는 메콩강이 심각한 수위 저하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25년 건기 말 기준 주요 구간의 수위가 1.8m 이상 급감하면서 유역 6개국 6500만 주민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메콩강위원회(MRC)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루앙프라방에서 스텅트랭에 이르는 중상류 구간의 수위가 최대 1.8m까지 하락했다"며 "5~7월 우기 초입 수위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복합적 원인, 단순한 가뭄만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메콩강 수위 급감이 단순한 기후적 요인을 넘어 인위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첫째, 기록적 가뭄과 강수량 부족
2024년 건기부터 동남아시아 전역에 걸쳐 극심한 고온과 강우 부족이 지속됐다. 여기에 히말라야 지역의 눈과 빙하 융해량 감소까지 더해져 강으로 유입되는 수량이 급감했다.
둘째, 상류 댐들의 수문 조작
메콩강 상류인 중국 란창강에는 현재 11~13기의 대형 수력발전 댐이 운영 중이며, 1기가 추가 건설되고 있다. 라오스에는 사야부리(Xayaburi), 돈사홍(Don Sahong) 댐이 본류에서 가동 중이고, 팍벵(Pak Beng) 댐이 건설 중이다. 캄보디아도 로어세산2(Lower Sesan 2)를 포함한 본류 댐을 운영하고 있다.
셋째, 우기 시작 지연과 예년 대비 부족한 강수량
2025년 메콩강 유역 전체에서 우기가 늦어졌고, 강우량도 평년보다 현저히 적었다.
상류 댐 현황과 수자원 관리의 딜레마
현재 메콩강 본류에는 약 13~16기의 댐이 운영되고 있으며, 유역 전체(지류 포함)에는 745기 이상의 댐이 존재한다. 이 중 수력발전용 댐만 160~170기에 달한다.
중국과 동남아 주요 국가들의 대표 댐은 아래와 같다:
국가 | 대표 댐 | 특징 |
---|---|---|
중국 | 징홍, 만완, 다차오산, 누오자두 | 대형 수력발전, 유량 조절 주도 |
라오스 | 사야부리, 돈사홍, 팍벵(건설 중) | 본류 수력발전 집중 운영 |
캄보디아 | 로어세산 2 | 국내 에너지 수급 중심 |
2019년 메콩강 수위가 3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던 사례에서 보듯, 댐 운영에 따른 급격한 수위 변화는 이미 예견된 문제였다.
민생 피해 확산... '재앙 수준'
수위 급감으로 인한 피해는 광범위하고 심각하다.
운송 부문에서는 강 수심 감소로 선박 접근이 제한되고 내륙 항구 기능이 마비되고 있다. 어업 분야에서는 산란기 혼선으로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으며, 태국과 라오스의 양식업계는 물고기 떼죽음 현상으로 존폐 위기에 직면했다.
농업 부문에서는 관개용수 부족으로 논밭 작황이 부진하고, 베트남 정부는 메콩강 하류 5개 지방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황이다. 식수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식수 확보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캄보디아에서는 강 수위가 전년 대비 35% 하락하면서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인 톤레삽 호수의 저장량이 157억㎥ 감소한 51억㎥까지 줄어들었다.
하반기 회복 기대하지만... 근본 대책 필요
MRC는 2025년 하반기 우기 본격화와 함께 일정 수준의 수위 회복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하류 지역인 크라티에 이후 구간에서는 부분적인 수위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기적 회복에만 의존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기후변화 가속화와 상류 댐 건설 확대 추세를 고려할 때, 메콩강 유역 국가들 간의 체계적인 수자원 관리 협력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MRC 관계자는 "수문 조절 및 예보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유역 국가들 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수자원 관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콩강은 인도차이나 반도에 사는 6천5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소중한 '삶의 터전'이다. 이번 수위 급감 사태는 자연재해를 넘어 지역 전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이 되고 있다.
※ 이 기사는 메콩강위원회(MRC) 공식 발표 자료와 관련 연구 보고서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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